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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항
    일상쓰기 2021. 11. 24. 08:26

    몇년전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대략 10년전쯤인가 구로동에서 정호랑 자취할때 거북이 두마리 키운다고 샀던 작은 어항.

    거북이들은 진작에 없고 빈어항채로 몇년을 방치했던가 기억도 가물거릴쯤에, 몇주 전 현우 어린이집에서 구피 암수 1마리씩 2마리를 보내왔다. 어린이집에서 이런 생물도 보내나? 작은 콜라페트병에서 몇일간 생존테스트를 보낸 두 생물을 거북이가 주인이던 어항으로 옮겨줬다.

    몇일뒤에 두마리만 있던 어항에 못보던 작은 생물이 꾸물거리길래 봤더니 구피 치어. 생각보다 넘 작아서 잘 안보여서 찾으려면 한참 걸렸다. 구피 치어 찾는 재미에 어항 물생활이 즐거워질 즈음, 이마트에서 마리모도 사다넣고 새우며 옐로우스네일이며 네온테트라 6마리까지 사다 넣어서 어항 식구들이 늘어났다. 네온테트라 한마리는 사다 넣은 다음날 죽기도 했다. 이때는 무덤덤했는데...

    어항물이 탁해졌는지 구피 수컷이 시름시름 거리길래 물만 반 갈아주자는 쭈의 말에 하는김에 어항 통째로 씻기로 하고 물고기를 그물채로 건져내서 옮기다가..
    아뿔싸!
    구피 치어를 눌러 죽이고 말았다.

    이제 좀 제법 커서 쿠피 모양을 갖추고 자라고 있던 그 작은 물고기 한마리의 죽음에 난 작지않는 상심을 했다. 네온테트라 한마리 죽을 때는 말린 멸치하나 보듯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동안 숨바꼭질하듯 찾던 그 작은 구피 치어를 잃으니 간만에 작은 슬픔이 파도쳤다.

    작은 정이라도 나눠준 무언가를 잃는다는건 생각보다 슬픈일이다.
    그것이 1mm 밖에 안되는 작은 것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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